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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변수 적분] ch5. 부피를 갖는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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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흐 측도 문제

 

  잠시 편의를 위해 $\mathbb{R}^n$ 의 모든 유계집합의 모임을 $\mathcal{B}(\mathbb{R}^n)$ 이라고 하자. 폴란드 수학자 바나흐(Stefan Banach, 1892-1945)는 임의의 유계집합의 "부피" 를 정의하고자, 다음의 성질을 갖는 함수 $\mu:\mathcal{B}(\mathbb{R}^n)\to\mathbb{R}$ 가 존재하는지 검토하였다.

 

  1. 임의의 $A\in\mathcal{B}(\mathbb{R}^n)$ 에 대해 $\mu(A)\ge 0$ 이다.

  2. 임의의 $A,B\in\mathcal{B}(\mathbb{R}^n)$ 에 대해 $A\cap B=\varnothing$ 이면 $\mu(A\cup B)=\mu(A)+\mu(B)$ 이다.

  3. 거리를 보존하는 임의의 사상 $T:\mathbb{R}^n\to\mathbb{R}^n$ 에 대해 $\mu\circ T=\mu$ 이다.

  4. $[0,1]^n=[0,1]\times\cdots\times [0,1]$ 에 대해 $\mu([0,1]^n)=1$ 이다.

 

  바나흐는 $n=1,2$ 에서는 이러한 함수 $\mu$ 가 존재함을 증명하였지만, 독일 수학자 하우스도르프(Felix Hausdorff, 1868-1942)는 $n\ge 3$  에서 이러한 함수 $\mu$ 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였다. 즉 3차원 이상의 공간에서는 임의의 유계집합에 부피를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의 예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바나흐-타르스키 역설 (Banach-Tarski paradox)
  임의의 3차원 구 $S\subset\mathbb{R}^3$ 를 생각하자. 서로소인 집합 $A_1,\ldots,A_{p+q}$ 에 대해 다음과 같다고 하자.$$S=A_1\cup\cdots\cup A_{p+q}$$  이때 평행이동과 회전변환만을 이용하여 각 $A_i$ 를 $B_i$ 로 바꾸어 다음이 성립하도록 할 수 있다.$$S=B_1\cup\cdots\cup B_p$$$$S=B_{p+1}\cup\cdots\cup B_{p+q}$$

 

※ 평행이동과 회전변환은 거리를 보존하는 사상(등장사상, isometry)중 하나이다.

 

  이는 실제로 참인 명제이며, 단지 역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기하학적 직관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위 역설에서 심지어 $p=2$ , $q=3$ 인 경우, 즉 하나의 구를 다섯 조각으로 나누고 재조립하는 것으로 원래의 구 두개를 만들 수 있음이 알려져있다.

 

  수학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모든 유계집합의 부피를 정의하지 않고 "부피를 갖는 집합" 을 별도로 고려한다.

 

 

부피를 갖는 집합

 

  우리는 이미 rectangle 의 부피를 정의한 바 있다. 이제 부피의 정의를 좀 더 일반적인 경우로 확장하자.

 

Definition.  유계집합 $S\subset\mathbb{R}^n$ 에 대해 상수함수 $1$ 이 $S$ 에서 적분가능하면 $S$ 가 부피를 갖는다고 하자. 이때 $S$ 의 부피를 $v(S)$ 라고 쓰며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v(S)=\int_S1$$

 

  "부피를 갖는다" 라는 용어는 수학계에서 다소 확립되지 못한 듯 하다. 다음의 리스트는 모두 같은 말을 의미한다.

 

  1. 집합이 부피를 갖는다.

  2. 집합이 rectifiable 하다.

  3. 집합이 Jordan-measurable 이다.

  4. 집합이 domain of integration 이다.

 

  본 시리즈의 주 참고문헌인 "Munkres, Analysis on manifolds" 에서는 "rectifiable"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예전부터 길이가 정의되는 곡선을 지칭해왔기 때문에, 부피가 정의되는 집합을 위한 용어로 사용하자는 것이 munkres 의 주장이다. 한편 "Spivak, Analysis on manifolds" 에서는 "Jordan-measurable"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부피를 갖는 집합과 조르당 측도(Jordan-measure)가 정의되는 집합이 동치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용어 "부피를 갖는다" 를 사용할 것이다. "rectifiable" 은 한국어 독자에게 난해하고, "Jordan-measurable" 은 조르당 측도를 이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분한 용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용어 "부피를 갖는다" 는 "김홍종, 미적분학 2+" 를 따랐다. 한편 용어 "domain of integration" 는 아래의 Cor 5.2 에 따라 나름의 명분을 갖지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Theorem 5.1.  집합 $S\subset\mathbb{R}^n$ 이 부피를 가질 필요충분조건은 $S$ 가 유계이고 $\text{Bd }S$ 의 측도가 0인 것이다.

 

  Proof.  함수 $1_S:\mathbb{R}^n\to\mathbb{R}$ 은 임의의 $x\in\mathbb{R}^n$ 에 대해 다음과 같다.

$$1_S(x)=\begin{cases}1&\text{if }x\in S\\0&\text{if }x\notin S\end{cases}$$

  따라서 $1_S$ 는 $\text{Int }S$ 와 $\text{Ext }S$ 에서 연속이고, $\text{Bd }S$ 에서 불연속이다. $S$ 를 포함하는 $Q\in\mathcal{Q}(\mathbb{R}^n)$ 에 대해 $\int_S1$ 의 존재성은 $\int_Q1_S$ 의 존재성과 동치이며, 르베그 판정법에 따르면 $\int_Q1_S$ 의 존재성은 $\text{Bd }S$ 의 측도가 0임과 동치이다.   $\square$

 

 

Corollary 5.2.  부피를 갖는 집합 $S\subset\mathbb{R}^n$ 에 대해 유계 연속함수 $f:S\to\mathbb{R}$ 은 $S$ 에서 적분가능하다.

 

  Proof.  함수 $f_S$ 는 $\text{Int }S$ , $\text{Ext }S$ 에서 반드시 연속이므로 $f_S$ 의 불연속점 집합은 $\text{Bd }S$ 에 포함된다. 한편 Thm 5.1 에 따라 $\text{Bd }S$ 의 측도는 0이므로 르베그 판정법에 따라 $S$ 를 포함하는 임의의 $Q\in\mathcal{Q}(\mathbb{R}^n)$ 에 대해 $f_S$ 는 $Q$ 에서 적분가능하다. 따라서 $f$ 는 $S$ 에서 적분가능하다.   $\square$

 

 

  다음은 부피에 대한 성질이며, 이는 직관에 아주 잘 부합한다.

 

Theorem 5.3 (부피의 성질).  부피를 갖는 집합 $S,T\subset\mathbb{R}^n$ 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1) (Positivity) $v(S)\ge 0$
  (2) (Monotonicity) $S\subset T$ 이면 $v(S)\le v(T)$ 이다.
  (3) (Additivity) $S\cup T$ 와 $S\cap T$ 는 부피를 가지며 다음과 같다.$$v(S\cup T)=v(S)+v(T)-v(S\cap T)$$  (4) $v(S)=0$ 일 필요충분조건은 $S$ 의 측도가 0인 것이다.
  (5) $\text{Int }S$ 는 부피를 가지며 $v(\text{Int }S)=v(S)$ 이다.

 

  Proof.  (1), (2), (3)은 Thm 4.3 에 따라 자명하다.

 

  (4) $S$ 를 포함하는 임의의 $Q\in\mathcal{Q}(\mathbb{R}^n)$ 을 생각하자. $1_S$ 는 음의 값을 갖지 않으므로 Thm 2.3 에 따라 $\int_Q1_S=0$ 일 필요충분조건은 $1_S$ 가 거의 모든 곳에서 0인 것이다. $1_S$ 가 0이 아닌 집합은 $S$ 와 같으므로 $1_S$ 가 거의 모든 곳에서 0일 필요충분조건은 $S$ 의 측도가 0인 것이다.

 

  (5) Thm 4.6 에 따라 자명하다.   $\square$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ferences)

[1] James R. Munkres. (1991). Analysis on manifolds. CRC press.

[2] StackExchange. https://math.stackexchange.com/questions/140710

[3] 김홍종. (2020). 미적분학 2+.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4] Spivak, Michael. (2019). Analysis on manifolds. CR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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