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구조부터 체까지] ch3. 군(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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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프리드버그 선형대수학(5판)' 및 'Fraleigh. A first course in abstract algebra'을 공부하며 작성하였습니다.
3. 군
군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의) 어떤 마그마가 반군이며 단위마그마이며 유사군인 경우, 이 마그마를 군(group)이라고 한다. 임의의 군을 일컬어 $G$ 라고 쓴다.
다시말해 군은 반군의 조건, 단위마그마의 조건, 유사군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이항구조를 의미한다. 위 정의를 공리적으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군이란 다음의 세 명제를 모두 만족하는 이항구조 $\left<G,*\right>$ 를 의미한다.
(ⅰ) 임의의 세 원소 $a,\;b,\;c\in G$ 에 대하여 결합법칙이 다음과 같이 성립한다.$$a*(b*c)=(a*b)*c$$ (ⅱ) 임의의 원소 $a\in G$ 에 대하여 다음을 만족하는 항등원 $e\in G$ 가 (유일하게) 존재한다.$$e*a=a*e=a$$ (ⅲ) 각 원소 $a,\;b\in G$ 에 대하여 다음을 만족하는 원소 $p,\;q\in G$ 가 각각 유일하게 존재한다.$$a*p=b$$$$q*a=b$$
위 공리의 (ⅱ)에 포함된 유일성은 공리에 포함되지 않아도 유도할 수 있는 성질이다.
3.1. 역원
하지만 아직 유사군의 조건 (ⅲ)이 어색할 수 있다. 조건 (ⅲ)을 역원의 존재성으로 바꾸기 이전에, 다음의 정의부터 차근차근 출발하자.
정의) 임의의 모노이드 $\left<S,*\right>$ 를 생각하자. $\left<S,*\right>$ 의 항등원을 $e$ 라고 할 때, 어떤 원소 $a\in S$ 에 대하여 $b*a=e$ 를 만족하는 원소 $b\in S$ 를 $a$ 에 대한 왼쪽 역원(left inverse), $a*c=e$ 를 만족하는 원소 $c$ 를 오른쪽 역원(right inverse)이라고 한다. 1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의 존재성은 모노이드의 각 원소마다 별개로 따져보아야 한다. 모노이드의 모든 원소에 왼쪽 역원 또는 오른쪽 역원이 존재할 수도 있고, 몇 몇 원소만 왼쪽 역원 또는 오른쪽 역원이 존재할 수도 있다. 왼쪽 역원만 존재하거나 오른쪽 역원만 존재할 수도 있으며, 존재할 때 여러개가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친숙한 대수구조가 그렇듯이, 다음의 정리와 같은 상황이 대부분이다.
정리 3.1-1) (역원의 유일성) 어떤 모노이드의 어떤 원소에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이 모두 존재한다면 그 둘은 동일하며 유일하다.
proof)
임의의 모노이드 $\left<S,*\right>$ 을 생각하자. 어떤 원소 $a\in S$ 가 왼쪽 역원 $b\in S$ 와 오른쪽 역원 $c\in S$ 를 모두 가진다고 가정하자. 모노이드는 결합법칙이 성립하는 반군이므로 다음 식이 성립한다.
$$b=b*e=b*(a*c)=(b*a)*c=e*c=c$$
따라서 $b=c$ 를 얻는다.
$a$ 의 임의의 왼쪽 역원 $b'$ 를 생각하자.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 $b'=c$ 를 얻으므로 $b=b'$ 이다. 즉 $a$ 의 왼쪽 역원은 유일하다. $a$ 의 오른쪽 역원도 비슷한 과정으로 유일성을 증명할 수 있다. $\square$
※ 역원의 유일성과 항등원의 유일성은 서로 의미하는 것이 다르다. 항등원이 존재한다면 그 이항구조 전체에서 유일하다. 반면에 어떤 원소에 역원이 존재한다면 그 원소에 대한 역원이 유일한 것이지, 그 이항구조 전체에서 유일한 것이 아니다.
위의 정리에 따르면, 어떤 원소가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을 모두 가질 때 그 원소에 대한 '역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원소는 단 하나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정의) 임의의 모노이드 $\left<S,*\right>$ 를 생각하자. $\left<S,*\right>$ 의 항등원을 $e$ 라고 할 때, 어떤 원소 $a\in S$ 에 대하여 다음을 만족하는 원소 $b\in S$ 가 존재하면 $a$ 는 가역원(invertible elememt)이라고 한다.$$b*a=a*b=e$$ 이때 $a$ 의 왼쪽 역원이며 오른쪽 역원인 유일한 원소 $b$ 를 $a$ 의 역원(inverse)이라고 한다.
※ 역원은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모노이드가 아닌 대수구조에서도 때에 따라 역원을 잘 정의할 수 있다. 예를들어 유사군이며 반군인 역반군에서는 항등원의 존재 없이도 곧바로 역원을 잘 정의한다. 이에 관해서는 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문단 참조.
앞서 설명하였듯이 모노이드의 모든 원소가 가역원일 수도 있고, 모든 원소가 가역원이 아닐 수도 있다. 또는 일부 원소만 가역원일 수도 있다. 만약 모노이드의 모든 원소가 가역원이라면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
3.1.1. 가역원의 성질
가역원 대하여 다음의 정리가 성립한다.
정리 3.1.1-1) 가역원의 역원은 가역원이다. 특히 $a$ 의 역원을 $b$ 라고 하면 $b$ 의 역원은 $a$ 이다.
proof)
모노이드 $\left<S,*\right>$ 의 어떤 원소 $a\in S$ 가 가역원이라고 가정하자. $\left<S,*\right>$ 의 항등원을 $e$ 라고 할 때, $a$ 의 역원 $b$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b*a=a*b=e$$
위 식으로부터 $b$ 의 오른쪽 역원이자 왼쪽 역원은 $a$ 임을 알 수 있으며, 정리 3.1-1에 따라 $b$ 의 역원은 $a$ 로 유일하게 존재한다. $\square$
다음의 정리를 이해하면 역원을 더욱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정리 3.1.1-2) 임의의 모노이드 $\left<S,*\right>$ 를 생각하자. 가역원인 두 원소 $a,\;b\in S$ 각각의 역원을 $a',\;b'$ 라고 할 때, $a=b$ 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a'=b'$ 인 것이다.
proof)
$a=b$ 라고 가정하자. $a,\;b$ 각각의 역원은 유일하게 존재하므로 $a'=b'$ 이 자명하게 성립한다.
$a'=b'$ 라고 가정하자. 정리 3.1.1-1에 따르면, $a',\;b'$ 는 가역원이며 각각의 역원 $a,\;b$ 는 유일하게 존재하여 $a=b$ 가 성립한다. $\square$
다음의 정리는 아주 유용하며, 양말-신발 성질(socks-shoes property)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신을때는 양말 신고 신발 신고, 벗을때는 신발 벗고 양말 벗는 모습을 상상하자.
정리 3.1.1-3) 임의의 모노이드 $\left<S,*\right>$ 를 생각하자. 어떤 두 원소 $a,\;b\in S$ 가 가역원이면 $a*b$ 는 가역원이다. 특히 $a,\;b$ 각각의 역원을 $a',\;b'$ 라고 하면 $a*b$ 의 역원은 $b'*a'$ 이다.
proof)
다음이 성립한다.
$$\begin{align}e=&a*a'=a*e*a'\\=&a*(b*b')*a'\\=&(a*b)*(b'*a')\end{align}$$
$$\begin{align}e=&b'*b=b'*e*b\\=&b'*(a'*a)*b\\=&(b'*a')*(a*b)\end{align}$$
즉, $a*b$ 의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이 $b'*a'$ 로서 존재한다. 정리 3.1-1에 따라 $a*b$ 의 유일한 역원 $b'*a'$ 이 존재하므로 $a*b$ 는 가역원이다. $\square$
위 정리의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a*b$ 가 역원이라고 하여 $a$ 와 $b$ 가 역원이라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위 정리의 역이 보장된다. 다음을 참고하시라.
3.1.2. 교환법칙 속의 가역원
교환법칙(commutative property)이 성립하는 모노이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정의) 어떤 모노이드 $\left<S,*\right>$ 의 임의의 두 원소 $a,\;b\in S$ 에 대하여 $a*b=b*a$ 가 성립하면 $\left<S,*\right>$ 를 가환모노이드(commutative monoid)라고 한다.
모노이드에 교환법칙이 추가된 이항구조에서는 다음의 강력한 정리가 성립한다.
정리 3.1.2-1) 임의의 가환모노이드 $\left<S,*\right>$ 의 임의의 원소 $a\in S$ 가 가역원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a$ 에 대한 왼쪽 역원 또는 오른쪽 역원이 존재하는 것이다.
proof)
$a$ 가 가역원이면 자명하게 $a$ 에 대한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이 모두 존재한다.
$a$ 의 왼쪽 역원 $b$ 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left<S,*\right>$ 의 항등원 $e$ 에 대하여 $b*a=e$ 가 성립한다. 교환법칙이 성립하여 $b*a=a*b$ 이므로, $a*b=e$ 도 성립한다. 즉, $b$ 는 $a$ 의 오른쪽 역원이다. 정리 3.1-1에 따라 $a$ 는 유일한 역원을 가지므로 가역원이다. $a$ 의 오른쪽 역원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증명할 수 있다. $\square$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모노이드에서는 어떤 원소가 가역원이기 위해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을 모두 가져야 하는 반면에, 교환법칙만 성립해준다면 왼쪽 역원 또는 오른쪽 역원 하나만 존재해도 가역원이 된다는 것은 아주 편리한 성질이다. 가환모노이드에 속하는 이항구조는 행렬곱이 정의된 $n\times n$ 행렬의 집합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선형변환부터 동형사상까지] 정리 10.1-4 참고.
위의 정리부터 다음의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정리 3.1.2-2) 임의의 가환모노이드 $\left<S,*\right>$ 를 생각하자. 어떤 두 원소 $a,\;b\in S$ 가 가역원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a*b$ 가 가역원인 것이다.
proof)
두 원소 $a,\;b\in S$ 가 가역원이면 $a*b$ 는 정리 3.1.1-3에 따라 가역원이다.
$a*b\in S$ 가 가역원이라고 가정하자. $\left<S,*\right>$ 의 항등원을 $e$ , $a*b$ 의 역원을 $p$ 라고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e=p*(a*b)=(p*a)*b$$
$$e=(a*b)*p=a*(b*p)$$
따라서 $b$ 는 왼쪽 역원을 가지며 $a$ 는 오른쪽 역원을 가진다. 정리 3.1.2-1에 따라 $a,\;b$ 는 모두 가역원이다. $\square$
3.2. 군의 새로운 정의
본 포스팅의 머리에서 군의 정의를 소개하였다. 군이란 반군이며 단위마그마이며 유사군인 대수구조이다. 그러나 유사군의 특성은 우리에게 잘 와닿지 않을 뿐더러 실제로 사용하기에도 난감하다. 이러한 불편함은 다음의 정리로 인해 해소된다.
정리 3.2-1) 어떤 이항구조가 군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반군이며 단위마그마이며 모든 원소가 가역원인 것이다.
proof)
어떤 이항구조 $\left<G,*\right>$ 가 군이라고 가정하자. $\left<G,*\right>$ 는 자명하게 반군 및 단위마그마이며, 추가적으로 유사군이다. 임의의 원소 $a\in G$ 를 고정하자. $\left<G,*\right>$ 의 (유일한) 항등원을 $e$ 라고 할 때, 유사군의 정의에 따라 다음을 만족하는 두 원소 $b,\;c\in G$ 가 각각 (유일하게) 존재한다. 2
$$b*a=e\quad a*c=e$$
정의에 따르면, $b$ 와 $c$ 는 각각 $a$ 의 왼쪽 역원과 오른쪽 역원이다. 정리 3.1-1에 따르면 $a$ 는 유일한 역원을 가지며, 따라서 $a$ 는 가역원이다. $a$ 는 $G$ 에서 임의로 선택한 원소이므로 $G$ 의 모든 원소는 가역원이다.
역으로, 어떤 이항구조 $\left<S,*\right>$ 가 반군이며 단위마그마이며 모든 원소가 가역원이라고 하자. 임의의 두 원소 $a,\;b\in S$ 를 고정하자. $\left<S,*\right>$ 의 (유일한) 항등원을 $e$ , $a$ 의 (유일한) 역원을 $a'$ 라고 할 때, $\left<S,*\right>$ 는 반군이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b=b*e=b*(a'*a)=(b*a')*a$$
$$b=e*b=(a*a')*b=a*(a'*b)$$
이로서 유사군의 특성 중 존재성이 증명되었다. 유일성을 증명하기 위해, $b=p*a$ 를 만족하는 임의의 원소 $p\in S$ 와 $b=a*q$ 를 만족하는 임의의 원소 $q\in S$ 를 생각해보자. 다음이 성립한다.
$$\begin{align}p=&p*e=p*(a*a')\\=&(p*a)*a'=b*a'\end{align}$$
$$\begin{align}q=&e*q=(a'*a)*q\\=&a'*(a*q)=a'*b\end{align}$$
즉, $b=p*a$ 를 만족하는 원소 $p$ 와 $b=a*q$ 를 만족하는 원소 $q$ 는 각각 $b*a'$ 와 $a'*b$ 로서 유일하게 존재한다. 유일성도 만족하므로 $\left<S,*\right>$ 는 유사군이다. 즉, $\left<S,*\right>$ 는 반군이며 단위마그마이며 유사군이므로 군이다. $\square$
위의 정의에 따라 군을 아래와 같이 재정의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서적에서 군의 정의를 처음부터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군이란 다음의 세 명제를 모두 만족하는 이항구조 $\left<G,*\right>$ 를 의미한다.
(ⅰ) 임의의 세 원소 $a,\;b,\;c\in G$ 에 대하여 결합법칙이 다음과 같이 성립한다.$$a*(b*c)=(a*b)*c$$ (ⅱ) 임의의 원소 $a\in G$ 에 대하여 다음을 만족하는 항등원 $e\in G$ 가 유일하게 존재한다.$$e*a=a*e=a$$ (ⅲ) $\left<G,*\right>$ 의 모든 원소가 가역원이다.
3.3. 가환군
어떤 군이 추가적으로 다음의 조건까지 만족한다면 상당히 다루기 쉬워진다.
정의) 어떤 군 $\left<G,*\right>$ 의 임의의 두 원소 $a,\;b\in G$ 에 대하여 $a*b=b*a$ 가 성립하면 $\left<G,*\right>$ 를 가환군(commutative group) 또는 아벨군(abelian group)이라고 한다.
즉,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을 가환군 또는 아벨군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게 될 군 중에서 행렬, 또는 함수와 같이 별도로 생각나는 것을 제외하면 많은 것이 가환군일 것이다. 가령 실수 집합의 합이나 곱이 그러하다.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마그마를 일컬어 가환마그마(commutative magma)라고 하는데, 이것을 참조하여 가환군을 '가환마그마인 군'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정의하여도 결국 같은 의미를 가진다.
가환군은 가환모노이드에 포함되므로 '3.1.2. 교환법칙 속의 가역원'에서 언급한 성질이 성립한다.
가환군 외에도 군에 대한 수많은 분류가 알려져 있지만, 본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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