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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실수] ch2. 연속성의 본질, 절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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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박예은, 역사발생적 원리에 따른 수직선 의미와 지도방안 고찰(석사학위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2. 실수의 절단성

 

  실수가 엄밀하게 구성되기 이전에는, 유리수체가 길이를 표현하는 최선의 수 집합이었다. 그러나 유리수체와 직선을 비교하면 유리수체에 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반면에 직선은 아무런 틈이 없이 매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직선과 수 집합의 일대일대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 또한 연속적인 성질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면 가장 중요한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과연 연속성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극미한 부분에서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다.. 따위의 모호한 답변으로는 연속체 탐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로로 놓인 직선 위의 한 점을 생각해보자. 그 점은 분명히 직선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이렇게 나누어진 두 반직선을 생각할 때, 왼쪽 부분에 속하는 점은 항상 다른 쪽 부분에 속하는 점의 왼쪽에 위치한다. 바로 이 명제의 역에서 연속의 본질을 규정하는 원리가 발견되었다. 그 원리란 다음과 같다.

 

  직선 위의 모든 점들을 두 집합으로 나누되 첫 번째 집합에 속하는 점은 항상 두 번째 집합에 속하는 점의 왼편에 있도록 한다. 그러면 이와 같은 '절단'을 만들어내는 점이 단 하나 존재한다. 다시말해 직선 위의 어떤 점이 존재하여 첫 번째 집합의 점들은 모두 그 점의 왼편에 존재하며, 두 번째 집합의 점들은 모두 그 점의 오른편에 존재한다.

 

점은 넓이가 없는 것이며 선은 폭이 없는 것이다.

 

※ 선이란 폭이 없는 대상이므로, 교선을 긋는 것으로 위에서 말한 '절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만약 직선이 연속적이지 않았다면 그 틈 사이로 직선을 집어넣어 교점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직선은 연속적이어서 어떻게 교선을 긋던간에 교점이 반드시 생긴다. 이러한 이미지를 상상하며 직선의 절단성을 이해해보자.

 

  직선과 일대일 대응을 이루는 수 집합이 존재한다면 그것도 마땅히 위의 원리를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우리들의 실수는 이러한 성질을 만족한다. 다음을 확인하자.

 

실수의 절단성 (Cut Property)
  공집합이 아니고 서로소인 두 집합 $A,\;B$ 가 $A\cup B=\mathbb{R}$ 이고 모든 $a\in A$ 와 모든 $b\in B$ 에 대하여 $a<b$ 이라고 하자. 이때 모든 $x\in A$ 에 대하여 $x\le c$ 를 만족하고 모든 $x\in B$ 에 대하여 $c\le x$ 를 만족하는 $c\in\mathbb{R}$ 가 존재한다.

 

proof)

  완비성 공리로 직접 증명할 수 있다. 실수의 절단성에 제시된 두 집합 $A,\;B$ 를 생각하자. $B$ 의 임의의 원소는 $A$ 의 상계이므로 $A$ 는 위로 유계이다. 완비성 공리에 따라 $A$ 의 상한 $\alpha=\mbox{sup}A$ 가 존재한다. $\alpha$ 는 $A$ 의 상계이므로, 모든 $x\in A$ 에 대하여 $x\le\alpha$ 가 성립한다. 또한 $\alpha$ 는 $A$ 의 최소상계이며 $B$ 의 모든 원소는 $A$ 의 상계이므로 모든 $y\in B$ 에 대하여 $\alpha\le y$ 가 성립한다. 따라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square$

 

 

  여기서 놀라운 점은, 실수의 절단성과 완비성 공리는 동치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실수의 정의에서 완비성 공리 대신 실수의 절단성을 하나의 공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완비성 공리로 정의한 실수에도 직선의 연속성이 그대로 담겨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다음을 확인하자.

 

정리 2-1)  절단성이 성립하는 순서체는 완비성 공리를 만족한다.

 

proof)

  순서체 $F$ 가 절단성을 만족한다고 하자.(실수의 절단성에서 $\mathbb{R}$ 을 $F$ 로 바꾸자) 공집합이 아닌 위로 유계인 집합 $E\subset F$ 를 생각하자. $E$ 의 모든 상계들의 집합을 $B$ , $E$ 의 상계가 아닌 모든 수들의 집합을 $A$ 라고 하자. $E$ 는 위로 유계이므로 상계가 존재하여 $A$ 와 $B$ 둘 다 공집합이 아니다. 또한 $F$ 의 원소는 모두 $E$ 의 상계이거나 상계가 아니므로  $A\cup B=F$ 가 성립한다.

 

  모든 $a\in A$ 와 모든 $b\in B$ 에 대하여 $a<b$ 임을 보이자. 집합의 정의에 따라 $A$ 의 임의의 원소 $a$ 에 대하여 $a<e$ 를 만족하는 $e\in E$ 가 존재한다. $B$ 는 $E$ 의 상계의 집합이므로 모든 $a\in A$ 와 모든 $b\in B$ 에 대하여 $a<e\le b$ 이도록 하는 $e\in E$ 가 존재하여 $a<b$ 가 성립한다. 가정에 따라 $F$ 는 절단성이 성립하므로, 모든 $a\in A$ 와 모든 $b\in B$ 에 대하여 $a\le c\le b$ 를 만족하는 $c\in F$ 가 존재한다.

 

  $c$ 가 $E$ 의 상계임을 보이면 증명이 거의 마무리된다. 모순을 보이기 위해 $c$ 가 $E$ 의 상계가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그리하면 $c<z$ 를 만족하는 $z\in E$ 가 존재한다. 만약 이 $z$ 가 $E$ 의 상계가 아니라면 $z\in A$ 이며, 모든 $a\in A$ 에 대하여 $a\le c$ 가 성립한다는 사실에 모순된다. 따라서 $z$ 는 적어도 $E$ 의 상계이므로 $z\in B$ 이다. 이때 $c<\frac{c+z}{2}<z$ 임을 생각해보자. $c$ 보다 큰 모든 원소는 $B$ 에 속하므로 $\frac{c+z}{2}\in B$ 이다. 따라서 $\frac{c+z}{2}$ 는 $E$ 의 상계인데, $E$ 의 원소 $z$ 에 대하여 $\frac{c+z}{2}<z$ 라는 점과 모순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z$ 는 존재하지 않으며, $c$ 는 $E$ 의 상계가 아닐 수 없다.

 

  정리하면 $c$ 는 $E$ 의 상계이며, $E$ 의 모든 상계보다 작거나 같다. 따라서 $c$ 는 $E$ 의 최소상계, 상한이다. 처음에 위로 유계인 집합 $E$ 를 임의로 선택하였으므로, $F$ 는 완비성 공리를 만족한다.   $\square$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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