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실수] ch3. 전통적 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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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김홍종, 미적분학 1+', '박예은, 역사발생적 원리에 따른 수직선 의미와 지도방안 고찰(석사학위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3. 유클리드 직선
우리에게 '수직선'라는 개념은 상당히 익숙하다. 수직선이란 직선에 실수를 대응시켜놓은 것으로, 이것은 우리의 학창시절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어 수직선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직선에 실수를 대응시킨다는 개념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직선을 말하기 이전에 평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야한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한 데카르트(Descartes, 1596-1650)는 침대에 누워 날아다니던 파리 한마리를 관찰하다, 파리의 위치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좌표'라는 발상을 하게 되었다. 점을 좌표로 표시하는 방법은 그리스 시대에도 있었으나, 당시에는 음수의 개념이 없어 양수만으로 나타내었다. 데카르트는 인도인들이 고안한 음수의 개념을 이용하여 양수와 음수가 모두 표시된 좌표를 만들어낸 것이다. 데카르트는 직선의 단계를 건너뛰고 평면에서부터 좌표의 개념을 생각하였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수직선의 출현보다 좌표평면의 출현이 더 빨랐다.
데카르트의 침대에서 마법이 일어나기 전에는 평면에 좌표를 부여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17세기 이전에는 평면이란 유클리드 평면을 가리켰는데, 유클리드 평면은 유클리드 기하학의 다섯개의 공준이 성립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공준
(ⅰ) 어떤 한 점에서 어떤 다른 한 점으로 선분을 그릴 수 있다.
(ⅱ) 임의의 선분을 선을 따라 다른 선분으로 연장할 수 있다.
(ⅲ) 어떤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대한 거리(반지름)로 하나의 원을 그릴 수 있다.
(ⅳ)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ⅴ) 두 선분이 한 선분과 만날 때, 같은 쪽에 있는 내각의 합이 2직각(180˚)보다 작으면 이 두 선분을 연장할 때 2직각보다 작은 내각을 이루는 쪽에서 반드시 만난다.
위의 다섯 공준중에서 마지막 공준은 평행선 공준이라고 부르는데, 이 평행성 공준으로 인해 유클리드 평면은 굴곡이 없이 평평한 면이다. 유클리드 평면은 모든 점이 다 같이 평등하며, 기준점이 없고, 좌표축도 주어져 있지 않다.

우리가 데카르트 평면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친숙하게 말하자면, 유클리드 평면이란 '좌표계가 없는 데카르트 평면'이라고 할 수 있다.
유클리드 평면에 (무한한) 직선을 임의로 하나 그려보자. 이 직선은 유클리드 평면의 속성을 그대로 상속받기 때문에 직선 위의 모든 점이 다 같이 평등하며, 기준점이 없고, 좌표도 주어져있지 않다. 우리는 이 직선을 1차원 유클리드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수직선이 아닌) 직선이란 1차원 유클리드 공간
4. 완비순서체로서의 직선
직선이 실수와 동일한 구조라면, 적어도 직선은 완비순서체여야 한다. 체의 정의, 순서체의 정의, 완비성의 특성에 대한 논의가 매우 충분했던 덕에 이를 확인하는 과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떤 집합이 체의 자격을 갖기 위해서는 덧셈과 곱셈이 필요하다. 작도를 이용하여 덧셈과 곱셈을 정의하는 방법은 유클리드 <원론>으로 이미 잘 알려져있다. 작도로 가능한 연산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을 것이며, 기본적인 연산만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먼저 평행선의 작도법이 필요하다. 한 직선과 외부의 점이 주어져있을 때, 그 점을 지나며 직선에 평행한 직선을 다음과 같이 작도할 수 있다.

덧셈을 정의하며
다음과 같이 덧셈과 곱셈을 정의하자.


직선 위의 점들에 대한 덧셈과 곱셈을 정의할때




이렇게 정의한 덧셈과 곱셈은 체의 9가지 성질을 모두 만족한다. 이를 직접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하학을 공부해야 한다. 이미 기하학에서는 위와 같이 정의된 덧셈과 곱셈이 체의 성질을 만족함을 증명해 놓았으므로, 기하학을 믿고 넘어가자.
※ 덧셈과 곱셈의 역원을 작도하는 방법은 은근히 쉽다. 연산의 작도법에서 제일 마지막에 그리는 원호가 항등원(덧셈의 경우
위에서 정의한 직선위의 덧셈과 곱셈을 잘 보면,
마지막으로 직선이 완비성 공리를 만족함을 보여야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실수의 절단성이란 실수가 직선의 성질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절단성이란 직선 고유의 특성으로, 직선이라면 당연히 절단성이 성립하여야 한다. 만약 직선에서 절단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직선을 두 부분으로 나눴을 때 두 부분의 사이에 점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틈으로 또다른 직선을 긋는다면 교점이 존재하지 않는 교선을 그릴 수 있는데, 우주의 질서에 따르면 이는 모순이다. 따라서 직선은 절단성이 성립하는 순서체이며, 정리 2-1에 따라 직선은 완비성 공리를 만족한다. 따라서 직선은 완비순서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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