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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의 엄밀한 증명] ch1. 실수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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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Stephen Abbott, 해석학 첫걸음(2판)'을 공부하며 작성하였습니다.

 

 

1. 실수의 정의

 

  인간은 본능적으로 기하학적 대상인 '길이'와 산술적 대상인 '수'를 연관짓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위는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학파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길이와 수의 성질로 통약성을 굳게 믿고 있었다. 통약성(Commensurability)이란, 간단히 말해 두 길이의 비는 항상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성질을 말한다. 아무리 미묘한 두 길이를 가져와도, 한 길이의 유리수배가 다른 길이가 되도록 하는 유리수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믿음은 추측건대, 작도에서 비롯한 것일 수도 있다. 눈금이 없는 자와 컴퍼스로 사칙연산을 작도할 수 있는데, 길이가 1인 선분에서 시작하여 유한번의 사칙연산을 작도하여도 결국에는 유리수의 길이를 갖는 선분을 얻게 된다. 임의의 유리수에서 시작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유리수는 사칙연산을 거쳐도 유리수이며, 이러한 성질을 갖는 대수구조를 체(field)라고 한다. 본질적으로, 유리수란 사칙연산이 되는 가장 순수한 대수구조를 지칭한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길이 $\sqrt{2}$ 의 비밀이 밝혀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sqrt{2}$ 는 두 변의 길이가 1인 직각삼각형의 나머지 변의 길이를 재어 얻을 수 있는데, 알고보니 이 길이는 유리수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모든 수가 유리수라고 믿었으므로, 당시로서는 '어떤 길이에는 수가 대응하지 않는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정리 1-1)  제곱해서 2가 되는 유리수는 없다.

 

proof)

  모순을 찾기 위해 다음을 만족하는 정수 $p,\;q$ 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left(\frac{p}{q}\right)^2=2$$

  이때 $p$ 와 $q$ 는 공약수를 가지지 않는 서로소라고 가정하자. 다음의 식을 얻을 수 있다.

$$p^2=2q^2$$

  여기서 $p^2$ 는 2로 나누어 떨어지므로 반드시 짝수이다. 만약 $p$ 가 홀수라면 $p^2$ 도 홀수여야 하므로, $p$ 가 짝수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p=2r$ 이도록 하는 정수 $r$ 이 존재한다. 이를 대입하여 정리하면 다음의 식을 얻는다.

$$2r^2=q^2$$

  위에서와 동일한 논리를 사용하여 $q$ 가 짝수임을 알 수 있다. 최초에 $p$ 와 $q$ 는 서로소라고 가정하였으므로, $p$ 와 $q$ 둘 다 짝수임은 이에 모순이다. 이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square$

 

 

  그리스인들은 유리수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기하학을 위해 산술학을 포기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유리수에 단 하나의 조건을 추가하여 모든 길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의 집합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실수이다.

 

※ 오해하지 말자. 유리수가 표현하지 못하는 길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는 매우 밀도있는 수체계이다. 아무리 가까이있는 두 유리수 $r<s$ 를 가져와도 그 사이에는 또다른 유리수 $(r+s)/2$ 가 존재한다. 단지 길이를 나타내는 기능을 하기에 사소한 결함이 있을 뿐이다.

 

 

정의)  실수는 완비순서체이다.

 

  이는 실수의 정의를 가장 짧게 말하는 유명한 방법이다. 하나하나씩 풀어서 보자.

 

  (ⅰ) 실수는 체이다.

  (ⅱ) 실수는 전순서를 이룬다.

  (ⅲ) 실수는 완비성 공리를 만족한다.

 

  (ⅰ) 과 (ⅱ)가 가리키는 내용은 정말 쉽다. 실수가 체(field)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사칙연산을 만족한다는 것이며,(자세한 내용은 [대수구조부터 체까지] ch5. 체(Field) 참조) 전순서라는 말은 임의의 두 실수 $a,\;b$ 에 대하여 다음중 반드시 하나만 참이라는 것이다.

$$a<b,\quad a=b,\quad a>b$$

  (ⅰ)과 (ⅱ)를 만족하는 것을 순서체라고 하며, 임의의 세 실수 $a,\;b,\;c$ 에 대하여 다음의 성질을 만족한다.

$$\begin{align}a<b&\implies a+c<b+c\\a<b,\;c>0&\implies ac<bc\end{align}$$

 

  체와 전순서라는 성질은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기에서 멈추면 그저 유리수 $\mathbb{Q}$ 의 특징을 읽어내려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 $\mathbb{Q}$ 에 숭숭 뚫려있던 구멍이 $\mathbb{R}$ 에는 없어지도록 하는 조건이 바로 완비성 공리이다.

 

  완비성 공리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다음 포스트에서 확인하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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