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rospace Kim

[벡터공간부터 기저까지] ch1. 벡터공간과 부분공간

  본 포스팅은 '프리드버그 선형대수학(5판)'을 공부하며 작성하였습니다.

 

  흔히 벡터라고 하면 실수가 2~3개 모인 순서쌍을 떠올리곤 한다. 고등학교 수학에서 배우는 바로 그것 말이다. 이러한 실수의 순서쌍을 가지고 우리는 많은 연산을 하고 수많은 의미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벡터가 단지 숫자의 순서쌍을 벗어나 꽤나 다양한 것을 지칭할 수 있다면, 그리고 벡터라고 부르기로 한 다른 대상에서도 순서쌍으로써 도출한 의미를 적용할 수 있다면 상당히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벡터는 실수의 순서쌍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들어가기에 앞서 '집합'과 '~공간'을 혼동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단순히 여러 요소가 모이면 얼마든지 집합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집합이 특별한 몇 가지 성질을 만족할때만 어떠한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1. 벡터공간

 

  다음으로는 벡터공간의 정의를 설명한다. 벡터공간을 일반화된 형태로 정의하는 이유는 가능한 많은 대상을 벡터로 분류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성공적인 분류 이후에는 여러가지 수학적 대상을 벡터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취급하고 연구할 수 있으며, 각 대상을 따로따로 연구하는 시간낭비를 피할 수 있다. 가령 수학적 대상인 A와 B가 각각 벡터공간으로 분류된다고 하자. A가 벡터공간으로서 어떠한 성질을 만족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면, 당연히 B도 그러한 성질을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수학에서는 (그리고 공학에서도) 두 대상이 어떠한 관점에서 같게 볼 수 있는 상황을 선호한다.

 

 

1.1. 벡터공간의 정의

 

정의)  체(field) $F$ 에서의 벡터공간(vector space) $V$ 는 다음 8가지 조건(VS1~VS8)을 만족하는 두 연산, 합과 스칼라 곱을 가지는 집합이다.

  (ⅰ) 합(sum)은 $V$ 의 두 원소 $x,\;y$ 에 대하여 유일한 원소 $x+y\in V$ 를 대응하는 연산이다. 이때, $x+y$ 는 $x$ 와 $y$ 의 합이라 한다.
  (ⅱ) 스칼라 곱(scalar multiplication)은 체 $F$ 의 원소 $a$ 와 벡터공간 $V$ 의 원소 $x$마다 유일한 원소 $ax\in V$ 를 대응하는 연산이다. 이때, $ax$ 는 $a$ 와 $x$ 의 스칼라 곱이라 한다.

  (VS1) 모든 $x,\;y\in V$ 에 대하여 $x+y=y+x$ 이다.
  (VS2) 모든 $x,\;y,\;z\in V$ 에 대하여 $(x+y)+z=x+(y+z)$ 이다.
  (VS3) 모든 $x\in V$ 에 대하여 $x+0=x$ 인 $0\in V$ 이 존재한다.
  (VS4) 각 $x\in V$ 마다 $x+y=0$ 을 만족하는 $y\in V$ 가 존재한다.
  (VS5) 각 $x\in V$ 에 대하여 $1x=x$ 이다.
  (VS6) 모든 $a,\;b\in F$ 와 모든 $x\in V$ 에 대하여 $(ab)x=a(bx)$ 이다.
  (VS7) 모든 $a\in F$ 와 모든 $x\;y\in V$ 에 대하여 $a(x+y)=ax+ay$ 이다.
  (VS8) 모든 $a,\;b\in F$ 와 모든 $x\in V$ 에 대하여 $(a+b)x=ax+bx$ 이다.

 

  위의 8가지 조건이 너무 뻔하고 당연한 조건으로 보여, 도대체 저걸 만족한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면, 수학 공부를 아주 성실하게 해왔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선형대수학을 공부할 때에는 그러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모든 수학적 대상을 늘어놓고 무작위로 하나를 뽑았을 때, 그 대상이 조건 VS1~VS8을 모두 만족할 확률은 아마도 거의 0에 가까울 것이다.

 

대수 구조의 지도. 빨간 표시가 벡터 공간이며 아래에 위치할수록 만족해야 할 조건이 많아진다.

 

  벡터공간의 정의를 자세히 보면, 어떤 벡터공간이 정의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4가지 요소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1. 수학적 대상(집합)   2. 체   3. 합의 정의   4. 스칼라 곱의 정의

 

  다시말해 벡터공간을 구성할 때 어떤 수학적 대상을 고려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스칼라를 어떤 체에서 가져올 것인지도 중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벡터공간 $V$ 를 ' $F$-벡터공간 $V$ '와 같이 표기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실수에서 스칼라를 가져오는 벡터공간은 명시적으로 $\mathbb{R}$-벡터공간이라고 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체'에 대해서는 설명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체란 사칙연산과 유사한 연산이 잘 정의된 집합으로, 체에 속하는 집합은 실수, 복소수, 유리수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정말 기이한 체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체라 하면 실수 또는 복소수를 생각하여도 크게 오류가 없다. (자세한 것은 [대수구조부터 체까지] ch5. 체(Field) 참고)

 

  참고로 정의에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벡터공간의 숨겨진 전제가 있다.[각주:1] 이는 다음과 같다.

 

(1) 임의의 두 벡터 $x,\;y\in V$ 에 대하여 $x+y\in V$ 이어야 한다.
(2) 임의의 $c\in F$ 와 임의의 벡터 $x\in V$ 에 대하여 $cx\in V$ 이어야 한다.

 

  첫 번째를 만족하면 덧셈에 대하여 닫혀있다고 하며, 두 번째를 만족하면 스칼라 곱에 대하여 닫혀있다고 한다. 이는 어떤 수학적 대상의 상식적인 전체를 벡터공간으로 고려한다면 보통 자동으로 성립한다. 그러나 집합이 임의로 제한된 경우, 가령 전체에서 특정 일부만 취한 경우에는 위 조건이 성립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2절에서 알아볼 것이다.

 

 

1.2. 벡터공간의 예시

 

 

1.2.1. 순서쌍

 

  체 $F$ 의 원소를 성분으로 하는 n-순서쌍(tuple)의 집합을 $F^n$ 이라고 표기한다.

$$F^n=\{(x_1,x_2,\ldots,x_n):x_1,x_2,\ldots,x_n\in F\}$$

  임의의 순서쌍 $a,\;b\in F^n$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자.

$$x=(x_1,x_2,\ldots,x_n)$$

$$y=(y_1,y_2,\ldots,y_n)$$

  임의의 $c\in F$ 에 대하여 합과 스칼라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F^n$ 은 $F$-벡터공간이다.

$$x+y=(x_1+y_1,x_2+y_2,\ldots,x_n+y_n)$$

$$cx=(cx_1,cx_2,\ldots,cx_n)$$

  이는 모두에게 잘 알려진 순서쌍 형태의 벡터이다. $F^n$ 위에서 정의된 합과 스칼라 곱이 벡터공간의 조건을 만족함을 보이는 것은 매우 쉽다. 순서쌍을 벡터로 취급할때는 말하지 않고 위의 합과 스칼라 곱의 정의를 따르는 것이 관례이다.

 

 

1.2.2. 행렬

 

체 $F$ 의 원소를 성분으로 하는 $m\times n$ 행렬(matrix)의 집합을 $\mathbb{M}_{m\times n}(F)$ 라고 표기한다.
$$\mathbb{M}_{m\times n}(F)=\left\{\begin{pmatrix}a_{11}&a_{12}&\cdots&a_{1n}\\a_{21}&a_{22}&\cdots&a_{2n}\\\vdots&\vdots&\ddots&\vdots\\a_{m1}&a_{m2}&\cdots&a_{mn}\end{pmatrix}:a_{11},\ldots,a_{mn}\in F\right\}$$

  $m\times n$ 행렬에서 성분 $a_{i1},a_{i2},\ldots,a_{in}$ 이 이루는 가로줄을 $i$ 번째 행(row), 성분 $a_{1j},a_{2j},\ldots,a_{mj}$ 가 이루는 세로줄을 $j$ 번째 열(column)이라 한다.
​  임의의 행렬 $A,\;B\in\mathbb{M}_{m\times n}(F)$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쓰자.
$$A=\begin{pmatrix}a_{11}&a_{12}&\cdots&a_{1n}\\a_{21}&a_{22}&\cdots&a_{2n}\\\vdots&\vdots&\ddots&\vdots\\a_{m1}&a_{m2}&\cdots&a_{mn}\end{pmatrix}$$

$$B=\begin{pmatrix}b_{11}&b_{12}&\cdots&b_{1n}\\b_{21}&b_{22}&\cdots&b_{2n}\\\vdots&\vdots&\ddots&\vdots\\b_{m1}&b_{m2}&\cdots&b_{mn}\end{pmatrix}$$

  임의의 체 $c\in F$ 에 대하여 합과 스칼라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mathbb{M}_{m\times n}(F)$ 는 $F$-벡터공간이다.
$$A+B=\begin{pmatrix}a_{11}+b_{11}&a_{12}+b_{12}&\cdots&a_{1n}+b_{1n}\\a_{21}+b_{21}&a_{22}+b_{22}&\cdots&a_{2n}+b_{2n}\\\vdots&\vdots&\ddots&\vdots\\a_{m1}+b_{m1}&a_{m2}+b_{m2}&\cdots&a_{mn}+b_{mn}\end{pmatrix}
$$

$$cA=\begin{pmatrix}ca_{11}&ca_{12}&\cdots&ca_{1n}\\ca_{21}&ca_{22}&\cdots&ca_{2n}\\\vdots&\vdots&\ddots&\vdots\\ca_{m1}&ca_{m2}&\cdots&ca_{mn}\end{pmatrix}$$

  행렬 $A$ 의 $i$ 번째 행, $j$ 번째 열의 요소를 $A_{ij}$ 라고 표기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위의 정의를 간결하게 쓸 수 있다.
$$(A+B)_{ij}=A_{ij}+B_{ij}$$

$$(cA)_{ij}=cA_{ij}$$

  마찬가지로 $\mathbb{M}_{m\times n}(F)$ 위에서 정의된 합과 스칼라 곱이 벡터공간의 조건을 만족함을 보이는 것은 매우 쉽다. 아래의 예시와 같이 증명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1.2.3. 함수

 

  체 $F$ 와 공집합이 아닌 집합 $S$ 에 대하여, 정의역이 $S$ 이고 공역이 $F$ 인 모든 함수의 집합을 $\mathcal{F}(S,F)$ 라고 하자. 임의의 두 함수 $f,\;g\in\mathcal{F}(S,F)$ 와 임의의 원소 $s\in S,\;c\in F$ 에 대하여 합과 스칼라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mathcal{F}(S,F)$ 는 $F$-벡터공간이다.

$$(f+g)(s)=f(s)+g(s)$$

$$(cf)(s)=c\{f(s)\}$$

위 정의에서 $f+g$ 의 $+$ 는 벡터공간의 합, $f(s)+g(s)$ 의 $+$ 는 체의 합으로 서로 다르다. 마찬가지로 스칼라 곱의 정의에서 $cf$ 는 벡터공간의 스칼라 곱이고 $c\{f(s)\}$ 는 체의 곱이다. 위의 정의가 (VS1)~(VS8) 을 만족한다면 함수집합을 벡터공간으로, 함수를 벡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번 확인해보자. (체는 교환법칙, 결합법칙, 분배법칙을 만족함을 기억하자)

 

proof)

  (VS1) :
$$\begin{align}(f+g)(s)&=f(s)+g(s)=g(s)+f(s)\\&=(g+f)(s)\end{align}$$

$$\therefore f+g=g+f$$

  (VS2) :
$$\begin{align}\{(f+g)+h\}(s)&=(f+g)(s)+h(s)\\&=f(s)+g(s)+h(s)\\&=f(s)+(g+h)(s)\\&=\{f+(g+h)\}(s)\end{align}$$

$$\therefore (f+g)+h=f+(g+h)$$

  (VS3) : $S$ 의 모든 원소를 $0\in F$ 에 대응시키는 영함수는 $\mathcal{F}(S,F)$ 의 영벡터 $0$ 으로서 본 조건을 만족시킨다. 편의를 위해 영함수를 $f_0$ 이라고 하자. 임의의 함수 $f\in\mathcal{F}(S,F)$ 에 대하여 다음과 같다.

$$(f+f_0)(s)=f(s)+f_0(s)=f(s)$$

$$\therefore f+f_0=f$$

  (VS4) : 임의의 함수 $f\in\mathcal{F}(S,F)$ 를 선택하자. 다음과 같이 정의한 함수 $g\in\mathcal{F}(S,F)$ 는 $f$ 에 대한 벡터 합의 역원(역벡터, additive inverse)로서 본 조건을 만족시킨다.

$$g(s)=-f(s)$$

  다음을 확인하자.

$$\begin{align}(f+g)(s)&=f(s)+g(s)=f(s)-f(s)=0\\&=f_0(s)\end{align}$$

$$\therefore f+g=f_0$$

  (VS5) :
$$(1f)(s)=1\{f(s)\}=f(s)$$

$$\therefore 1f=f$$

  (VS6) :
$$\begin{align}\{(ab)f\}(s)&=(ab)f(s)=a\{bf(s)\}\\&=\{a(bf)\}(s)\end{align}$$

$$\therefore (ab)f=a(bf)$$

  (VS7) :
$$\begin{align}\{a(f+g)\}(s)&=a(f+g)(s)=a\{f(s)+g(s)\}\\&=af(s)+ag(s)=(af+ag)(s)\end{align}$$

$$\therefore a(f+g)=af+ag$$

  (VS8) :
$$\begin{align}\{(a+b)f\}(s)&=(a+b)f(s)=af(s)+bf(s)\\&=(af+bf)(s)\end{align}$$

$$\therefore (a+b)f=af+bf$$

  따라서 집합 $\mathcal{F}(S,F)$ 에 정의된 합과 스칼라 곱이 (VS1)~(VS8)을 만족하므로 벡터공간이다. $\square$

 

 

1.2.4. 다항식

 

  계수를 체 $F$ 에서 가져온 다항식(polynomial)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f(x)=a_0+a_1x+a_2x^2+\cdots+a_nx^n$$

  이때 $n$ 은 음이 아닌 정수이다. 각 $k$ 에 대해, $x^k$ 에 곱해지는 수 $a_k$ 를 $x^k$ 의 계수(coefficient)라고 하며 $F$ 의 원소이다.

 

  모든 계수가 0인 다항식, 즉 다항식 $f(x)=0$ 을 영 다항식(zero polynomial)이라 한다. 다항식의 차수(degree)는 계수가 0이 아닌 항 중에서 $x$ 의 가장 큰 지수를 의미한다.

 

  차수가 같은 두 다항식 $f,\;g$ 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f(x)=a_0+a_1x+a_2x^2+\cdots+a_nx^n$$

$$g(x)=b_0+b_1x+b_2x^2+\cdots+b_nx^n$$

  두 다항식 $f,\;g$ 가 같다는 것은 $a_1=b_1$ , $a_2=b_2$ , $\ldots$ , $a_n=b_n$ 이라는 뜻이다.

 

  두 다항식의 합과 스칼라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계수를 체 $F$ 에서 가져온 모든 다항식의 집합은 벡터공간이다.

$$\begin{align}f(x)+g(x)&:=(a_0+b_0)\\&+(a_1+b_1)x\\&+(a_2+b_2)x^2\\&\quad\vdots\\&+(a_n+b_n)x^n\end{align}$$

$$cf(x)=ca_0+ca_1x+ca_2x^2+\cdots+ca_nx^n$$

  두 다항식의 합이 정의되기 위해서 두 다항식의 차수가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다. 차수가 작은 다항식을 차수가 더 큰 다항식에 더할 때, 차수가 작은 다항식의 부족한 항은 계수가 0인 고차항이 있다고 하면 된다.

 

  벡터공간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은 매우 쉬우므로, 여러분의 몫으로 남긴다. 참고로 이 벡터공간의 영벡터는 영 다항식이다.

 

  이 $F$-벡터공간은 polynomial의 첫 스펠링을 따 $\mathbb{P}(F)$ 라 쓴다. 

 

 

1.3. 영벡터와 역벡터의 유일성

 

  앞서 벡터공간의 정의로부터, 벡터공간은 VS3을 만족하는 영벡터와 VS4를 만족하는 역벡터를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아직 영벡터와 역벡터가 하나의 벡터공간에서 유일한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다음의 정리가 이에 대한 해답을 유도한다.

 

정리 1.3-1)  (벡터 합의 소거법칙)
  벡터 $x,\;y,\;z\in V$ 에 대하여 $x+z=y+z$ 일때, $x=y$ 이다.

 

proof)

  VS4에 근거하여, $z+u=0$ 이게 하는 $u\in V$ 가 존재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다.

$$\begin{align}x=&x+0=x+(z+u)=(x+z)+u\\=&(y+z)+u=y+(z+u)=y+0=y\end{align}\tag*{$\square$}$$

 

 

  이어서 다음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따름정리)  (VS3)을 만족하는 영벡터는 유일하다.

 

proof)

  두 영벡터 $0_1,\;0_2\in V$ 와 임의의 벡터 $x\in V$ 를 고려하자. 영벡터의 성질 따라 다음과 같다.

$$x=x+0_1=x+0_2$$

  벡터 합의 소거법칙에 따라 $0_1=0_2$ 의 결론을 얻고, 따라서 벡터공간의 영벡터는 유일함을 안다.   $\square$

 

 

따름정리)  각 벡터에 대해 (VS4)를 만족하는 역벡터는 유일하다.

 

proof)

  벡터공간의 임의의 벡터 $x\in V$ 에 대한 두 역벡터 $y_1,\;y_2\in V$ 를 고려하자. 영벡터의 유일성에 근거하여, 역벡터의 성질에 따라 다음과 같다.

$$0=x+y_1=x+y_2$$

  벡터 합의 소거법칙에 다라 $y_1=y_2$ 의 결론을 얻고, 따라서 벡터공간의 임의의 벡터의 역벡터는 유일하다.   $\square$

 

 

  영벡터의 유일성은 2장에서 알아볼 부분공간을 알아볼 때 유용하다. 벡터 $x$ 의 유일한 역벡터를 $-x$ 라고 표기하자.

 

 

1.4. 스칼라 곱의 성질

 

정리 1.4-1)  모든 벡터공간 $V$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ⅰ) 모든 벡터 $x\in V$ 에 대하여 $0x=0$ 이다.
  (ⅱ) 모든 스칼라 $a$ 와 모든 벡터 $x$ 에 대하여 $(-a)x=a(-x)=-(ax)$ 이다.
  (ⅲ) 모든 스칼라 $a$ 에 대하여 $a0=0$ 이다.

 

proof)

  (ⅰ) : 벡터공간의 성질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0x+0x=(0+0)x=0x=0x+0=0+0x$$

  벡터 합의 소거법칙에 의해, $0x=0$ 을 얻는다.

 

  (ⅱ) : 역벡터의 유일성에 의해, 벡터 $-(ax)$ 는 $ax+\{-(ax)\}=0$ 을 만족하는 유일한 벡터이다. 이때 벡터 $(-a)x$ 는 벡터공간의 성질에 따라 다음을 만족한다.

$$ax+(-a)x=\{a+(-a)\}x=0x=0$$

  즉, 벡터 $(-a)x$ 도 $ax$ 의 역벡터이므로 $-(ax)=(-a)x$ 이다. 특히 $a=1$ 이면 $-x=(-1)x$ 이므로, 벡터공간의 성질에 따라 다음과 같다.

$$a(-x)=a\{(-1)x\}=\{a(-1)\}x=(-a)x$$

  그러므로 $(-a)x=a(-x)=-(ax)$임을 안다.

 

  (ⅲ) : 벡터공간의 성질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a0+a0=a(0+0)=a0=a0+0=0+a0$$

  벡터 합의 소거법칙에 의해, $a0=0$ 을 얻는다.   $\square$

 

 

  스칼라 곱의 성질에 대한 정리는 직관적으로 쉽게 와닿는 부분이면서도 스칼라 곱을 명료하게 해주므로 반드시 필요하다.

 

 

2. 부분공간

 

  1절에서 언급하였듯이, 집합 $\mathbb{M}_{m\times n}(F)$ 은 벡터공간이다. 모든 n x m 행렬의 집합이 벡터공간이라면, 모든 n x m 대칭행렬의 집합도 벡터공간일까? 이러한 질문은 대칭행렬 말고도 대각행렬, 반대칭행렬(skew-symmetric matrix), (1,1)번째 성분이 1인 행렬 등등에 대해서도 적용해볼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을 일반화 하면, "벡터공간의 어떤 부분집합(subset)이 벡터공간이 될 수 있을까?" 이다.

 

 

2.1. 부분공간의 정의

 

정의)  $F$-벡터공간 $V$ 의 부분집합 $W$ 를 생각하자. 이 부분집합 $W$ 가 $V$ 에서 정의한 합과 스칼라 곱을 가진 $F$-벡터공간일 때, $V$ 의 부분공간(subspace)이라 한다.

 

  먼저, 벡터공간의 아무 부분집합이나 부분공간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자. 가령 $\mathbb{R^2}$ 의 부분집합으로 2-순서쌍 $(1,1)$ 하나만을 원소로 갖는 집합 $\{(1,1)\}$ 을 고려하자. 당연하게 합과 스칼라 곱에 닫혀있지도 않을 뿐더러 영벡터도 가지지 않으며 역벡터도 없다.

 

  부분집합도 마찬가지로 VS1~VS8 모두를 만족해야 부분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부분집합에 적용하는 합과 스칼라 곱의 정의는 부분집합의 상위집합인 벡터공간에서 정의된 것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부분집합의 상위집합에 벡터공간이 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성질이 이미 만족된다. 정확히 말하면, 부분집합이 '덧셈과 스칼라 곱에 대해 닫혀있을 때' 벡터의 연산과 관련된 성질(VS1, VS2, VS5~VS8)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자명하게 성립한다.

 

  따라서 우리가 확인해 보야아 할 것은 '부분집합이 벡터공간에서 정의된 합과 스칼라 곱에 대하여 닫혀있는가'와 벡터의 존재와 관련된 성질(VS3, VS4)이다. 따라서 벡터공간 $V$ 의 부분집합 $W$ 가 부분공간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다음 4가지 성질을 만족하는 것이다.

 

  (ⅰ) 모든 $x,\;y\in W$ 에 대하여 $x+y\in W$ 이어야 한다. (합의 닫힘)
  (ⅱ) 모든 $c\in F$와 모든 $x\in W$ 에 대하여 $cx\in W$ 이어야 한다. (스칼라 곱의 닫힘)
  (ⅲ) $W$ 는 영벡터를 포함한다.
  (ⅳ) $W$ 에 속한 모든 벡터의 덧셈에 대한 역벡터는 $W$ 의 원소이다. 

 

  게다가 다음 정리에 따르면 고려할 사항이 4개에서 3개로 줄어든다.

 

정리 2.1-1)  벡터공간 $V$ 의 부분집합 $W$ 를 생각하자. $W$ 가 $V$ 의 부분공간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다. 단, 합과 스칼라 곱은 $V$ 에서 정의한 것과 같다.
  (ⅰ) $0\in W$ (이때 $0$ 은 $V$ 의 유일한 영벡터)
  (ⅱ) 모든 $x,\;y\in W$ 에 대하여 $x+y\in W$ 이다.
  (ⅲ) 모든 $c\in F$ 와 모든 $x\in W$ 에 대하여 $cx\in W$ 이다.

 

proof)

  $W$ 가 $V$ 의 부분공간이라고 하자. 그리하면 $W$ 는 스스로 벡터공간이므로 두 조건 (ⅱ)와 (ⅲ)이 성립한다. 또한 $W$ 는 유일한 영벡터를 가진다. 이때 $W$ 는 $V$ 의 부분집합이므로 $W$ 의 영벡터는 $V$ 에 포함된다. $V$ 의 영벡터는 유일하므로, $W$ 가 가지는 영벡터는 $V$ 의 영벡터와 동일하다. 즉, $W$ 는 $V$ 의 영벡터를 가진다. 따라서 조건 (ⅰ)가 성립한다.

 

  $V$ 의 부분집합 $W$ 가 조건 (ⅰ), (ⅱ), (ⅲ)을 만족한다고 하자. 이전의 논의에 따르면, 추가로 만족해야 할 성질은 $W$ 의 모든 벡터의 역벡터가 $W$ 에 속하는 것이다. 조건 (ⅲ)에 의해, 임의의 벡터 $x\in W$ 와 스칼라 $-1$ 에 대하여 $(-1)x=-x\in W$ 이므로 $W$ 의 모든 벡터에 대한 역벡터가 $W$ 의 원소이다. 따라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square$

 

 

2.2. 부분공간의 예시

 

 

2.1. 대칭행렬

 

  m x n 행렬 $A$ 의 전치행렬(transpose matrix) $A^t$ 는 행렬 $A$ 의 행과 열을 바꾸어 얻은 n x m 행렬이다. 행렬 $A$ 에 대한 전치행렬 $A^t$ 의 각 성분은 다음과 같다.

$$(A^t)_{ij}=A_{ji}$$

  전치행렬의 예는 다음과 같다.

$$\begin{gather}\begin{pmatrix}1&2&3\\4&5&6\end{pmatrix}^t=\begin{pmatrix}1&4\\2&5\\3&6\end{pmatrix}\\\begin{pmatrix}0&2\\2&4\end{pmatrix}^t=\begin{pmatrix}0&2\\2&4\end{pmatrix}\end{gather}$$

  대칭행렬(symmetric matrix)은 $A^t=A$ 인 행렬이다. 위의 예시에서 두 번째 행렬은 대칭행렬이다. 대칭행렬은 반드시 행의 수와 열의 수가 같은 정사각행렬(square matrix)임에 유의하자.

 

  행렬의 전치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연산 법칙이 유효하다. 임의의 두 행렬 $A,\;B\in\mathbb{M}_{m\times n}(F)$ 와 임의의 두 스칼라 $a,\;b\in F$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aA+bB)^t=aA^t+bB^t$$

 

proof)

$$\begin{align}&\quad\{(aA+bB)^t\}_{ij}\\&=(aA+bB)_{ji}=(aA)_{ji}+(bB)_{ji}\\&=aA_{ji}+bB_{ji}=a(A^t)_{ij}+b(B^t)_{ij}\\&=(aA^t)_{ij}+(bB^t)_{ij}=(aA^t+bB^t)_{ij}\tag*{$\square$}\end{align}$$

 

 

  벡터공간 $\mathbb{M}_{n\times n}(F)$ 의 모든 대칭행렬을 원소로 갖는 집합 $W$ 를 생각하자.

$$W:=\{A\in\mathbb{M}_{n\times n}(F):A^t=A\}$$

  집합 $W$ 은 $\mathbb{M}_{n\times n}(F)$ 의 부분공간이다.

 

proof)

  부분집합 $W$ 가 정리 2.1-1 을 만족함을 보이면 된다.

 

  (ⅰ) : 벡터공간 $\mathbb{M}_{n\times n}(F)$ 의 영벡터인 영행렬 $O$ 의 전치행렬은 영행렬이다. 따라서 영행렬은 대칭행렬이므로 부분집합 $W$ 는 $\mathbb{M}_{n\times n}(F)$ 의 영벡터를 포함한다.

 

  (ⅱ) : 임의의 두 행렬 $A,\;B\in W$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A+B)^t=A^t+B^t=A+B$$

  즉, 임의의 두 대칭행렬의 합도 대칭행렬이다. 이는 집합 $W$ 가 합에 대하여 닫혀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ⅲ) : 임의의 행렬 $A\in W$ 와 임의의 스칼라 $c\in F$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cA)^t=cA^t=cA$$

  즉, 임의의 대칭행렬의 스칼라 곱을 취한 것도 대칭행렬이다. 이는 집합 $W$ 가 스칼라 곱에 대하여 닫혀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분집합 $W$ 는 정리 2.1-1 을 만족하므로, 벡터공간 $\mathbb{M}_{m\times n}(F)$ 의 부분공간이다.   $\square$

 

 

2.2. 점공간

 

  벡터공간의 정의로부터, 모든 벡터공간 $V$ 는 영벡터 $0$ 을 포함한다. 이때 $V$ 의 부분집합으로서 영벡터만을 원소로 갖는 집합 $\{0\}$ 을 생각하자. 조금 생각해보면 부분집합 $\{0\}$ 는 정리 2.1-1 의 세 조건을 만족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0\}$ 은 부분공간이다. 이렇게 영벡터만을 원소로 갖는 벡터공간을 점공간(zero vector space)이라 한다.

 

 

2.3. 차수가 n 이하인 다항식

 

  음이 아닌 정수 $n$ 에 대하여, $\mathbb{P}_n(F)$ 를 $n$ 이하의 차수를 가진 모든 다항식의 집합이라고 하자. $\mathbb{P}_n(F)$ 는 $\mathbb{P}(F)$ 의 부분공간이다.

 

proof)

  $\mathbb{P}(F)$ 의 부분집합 $\mathbb{P}_n(F)$ 가 정리 2.1-1 을 만족함을 보이면 된다.

 

  (ⅰ) : $\mathbb{P}(F)$ 에 속하는 영벡터인 영 다항식은 $\mathbb{P}_n(F)$ 에도 속한다.

 

  (ⅱ) : 차수가 n 이하인 두 다항식의 합은 차수가 n 이하인 다항식임이 자명하다. 따라서 $\mathbb{P}_n(F)$ 는 합에 대해 닫혀있다.

 

  (ⅲ) : 차수가 n 이하인 다항식에 스칼라 곱을 한 것은 차수가 n 이하인 다항식임이 자명하다. 따라서 $\mathbb{P}_n(F)$ 는 스칼라 곱에 대해 닫혀있다.

 

  부분집합 $\mathbb{P}_n(F)$ 가 정리 2.1-1 을 만족하므로, $\mathbb{P}(F)$ 의 부분공간이다.   $\square$

 

 

2.4. 연속인 실함수의 집합

 

  실수집합 $\mathbb{R}$ 에서 $\mathbb{R}$ 로 가는 모든 연속함수의 집합을 $\mbox{C}(\mathbb{R})$ 이라 하자. 이는 실수집합에서 실수집합으로 가는 모든 함수의 집합 $\mathcal{F}(\mathbb{R,R})$ 의 부분집합이다. $\mbox{C}(\mathbb{R})$ 가 벡터공간 $\mathcal{F}(\mathbb{R,R})$ 의 부분공간임을 확인하자.[각주:2]

 

proof)

  $\mathcal{F}(\mathbb{R,R})$ 의 부분집합 $\mbox{C}(\mathbb{R})$ 가 정리 2.1-1 을 만족함을 보이면 된다.

 

  (ⅰ) : $\mathcal{F}(\mathbb{R,R})$ 의 영벡터인 영함수는 연속함수이므로 $\mbox{C}(\mathbb{R})$ 에 속한다.

 

  (ⅱ) : 두 연속함수의 합은 연속함수이므로 $\mbox{C}(\mathbb{R})$ 는 합에 대해 닫혀있다.

 

  (ⅲ) : 연속함수에 스칼라 곱을 한 것은 연속함수이므로 $\mbox{C}(\mathbb{R})$ 는 스칼라 곱에 대해 닫혀있다.

 

  부분집합 $\mbox{C}(\mathbb{R})$ 가 정리 2.1-1 을 만족하므로, $\mathcal{F}(\mathbb{R,R})$ 의 부분공간이다.   $\square$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읽을거리 : 일차종속과 일차독립

  1. 필자에 따라 처음부터 벡터공간의 조건으로 달아놓기도 한다 [본문으로]
  2. 이 과정은 엄밀하게 하기 위해서는 해석학의 입실론-델타 논법을 이용해야 하므로 사실 매우 번거롭다. 본 포스팅에서는 그 증명을 엄밀하게 하지 않을것이다. 각자 미적분 공부를 하던 경험을 떠올려 동의를 하고 넘어가거나, 하나의 공리처럼 받아들여도 좋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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